Mitolo Jester Shiraz 2005

2010. 9. 6. 14:202010년


Mitolo Jester Shiraz 2005
(미톨로 제스터 쉬라즈 2005)

마신지는 좀 됐다.
홍대에서 유일하게 취급하던 꼬메스타가 없어진 이후로는 찾아보기 힘든 와인이 되어버렸다. 와인을 구매하기 위해선 역삼으로 내려가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 이후로 한번도 찾지 않게 된 와인이 되어버린 것이다.

하지만 내 기억속에서 가장 맛있는 와인으로 기억되고 있는 와인임에는 의심하지 않는다.

꼬메스타에서 소믈리에르 추천으로 마시게 된 와인.
생일날 자축의 의미로 너무나 마시고 싶은 나머지 아픈 머리 잠재우려 두통약까지 먹고 마시러 간 와인.
미국에서 공부하던 후배 용우가 한국에 잠시 왔을 때 꼭 마시고 가야 한다며 끌고가 마신 와인.

와인샵에서 콜키차지까지 해서 약 8만원대의 그다지 싸지만은 않았던 와인이었지만 학생신분에서 없는 주머니 털어가며 그 맛이 한번식 잊혀질 때 쯤이면 가서 마시던 와인.

당시에는 와인의 스파이시한 향도 맛도 구별하지 못했고 드라이한 맛과 탄닌으로 혀가 조여오는 느낌도 모두 같게만 느껴졌던 때에 마셨던 와인이라 그 맛과 향을 정확히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.

하지만 마실때마다 느꼈던 왠지 모를 신기한 경험과도 같았던 와인의 느낌은
와인라벨에 그려져 있는 삐에로(jester ; 광대)의 그림처럼
와인의 맛이 어느 한 순간 만개한 꽃의 느낌이 들었다가도 다시 단단한 껍질 속으로 들어가버리는, 그러다가 다시한번 최고의 맛과 향을 살짝 보여주는 그런 신기한 경험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.

조만간 한번 더 마실 생각이다.

한줄평 : 와인맛의 고저가 짧은 시간안에 여러번 바뀌는 삐에로같은 신기하고 재밌는 와인